‘강화전업작가회’의 ‘창작교실’

창작의 꿈을 키우는 강화의 열린 미술의 장

강화 최북단 민통선 안 옛 북성초교에 강화전업작가회 소속 미술가들이 폐교 교실을 개인 화실로 꾸며 놓은 ‘창작교실’이 자리잡고 있다.  강화읍에서 48번 국도를 따라 하점면 방향으로 직진해서 가다보면 양사면사무소가 나온다. 면사무소 뒤편의 봉천산을 오른쪽으로 보면서 우회전하여 양사면 방향으로 가다가 철산쪽으로 좌회전하여 민통선 초소를 지난 후 강화 최북단까지 죽 올라가면 된다. 학교는 우측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운동장에서도 북쪽의 송악산이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깝게 보인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곳이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이다.

강화전업작가회 '12미술의 장'은 2001년 12명의 예술가들이 모여 옛 북성초교(폐교)를 얻어 작업실을 만들고 창작의 꿈을 키워오는 공간이다.  창작교실이 설립된 이래 ‘열린미술마당 강화가족 미술캠프’, ‘강화민통선 평화예술제’ 등을 개최하였고, 작년 9월 강화 미술회관에서 세 번째 강화전업미술작가회전을 열었다. 현재 입주 회원은 김인수, 김종화, 윤선자, 임종열, 임혜란, 전희정, 정지권, 정정신, 최영숙, 박두례이다.  매년 정기전을 개최하는데 올해는 10월로 예정되어 있다.

지방선거를 치른 다음날, 온통 어수선한 거리를 뒤로하고 창작교실을 찾았다. 그리 맑지 않은 날이어서 맞은편 북한 쪽은 희끄무레하기만 하다. 김인수씨는 사흘동안 운동장과 주변의 풀들을 뽑고 정리하느라 지친 모습이다. 그림 그리는 것 보다 학교를 관리하는 일이 더 만만치 않은가 보다.

실향민 화가 김인수

황해도 연백군 출생인 그는 6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동생과 함께 인천으로 피난 왔다. 인천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었던 아버지와 군인이었던 삼촌은 일찌감치 피난하였고 제일 마지막으로 북쪽을 빠져나온 것이다. 아직도 그때의 일이 생생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곳 북성리에 와서 가장 먼저 그린 그림이 ‘고향을 바라보며’이다. 그만큼 그에게 고향은 간절했던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 방과 후 선생님과 함께 그림 그리던 것이 벌써 그의 나이 육십이 되었다. 중학교 스승인 지금은 돌아가신 수채화가 박영선 선생님과는 74년 창립한 신미술회의 같은 회원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그림 그리는 일이 돈벌이가 되지 않는 직업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집안에서 화가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김인수씨는 다행히 아버지가 교직자로 이해 해 주시는 편인 까닭에 그림 그리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성산일출봉


그가 주로 그리는 그림은 풍경화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아름다운 풍경을 그렸다. 스무번 남짓 찾아갔던 제주도는 머무른 일수로만 따져본다면 거의 삼년가량 된다. 지금 작업하고 있는 그림도 제주도의 이시돌목장 풍경이다. 서귀포쪽에서 2월경 바라본 한라산 풍경과 이시돌 목장의 억새풀을 그리고 있다. 작은 소품의 경우는 현장에서 자연을 직접 느껴가면서 작업을 하지만 이렇게 500호 정도의 큰 작품은 스케치를 해 온 후 작업실에서 그린다.  

“자연의 시시각각 변하는 심오한 움직임을 느끼고 그 섭리를 배우면서 자연을 아름답고 맑고 투명하게 표현하려고 애씁니다.”

사람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듯 자연을 더 깊이 있게 보고, 생명력을 느끼고, 몸소 겪고 느끼면서 화폭에 담았을 때 자연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고 그는 말한다.

“하느님이 창조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림을 통해 선도한다는 점에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작업을 하기 전 꼭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김인수씨는 이번 7월말에서 8월말까지 심은미술관에서  “아름다운 강화풍경전” 이란 타이틀로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비용은 인천문화재단에서 받는 지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요즘은 매주 수요일마다 강화를 돌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