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강화만큼 파란만장한 역사의 흔적을 감추고 있는 고장도 드물다. 이곳은 섬이라는 입지조건 때문에도 많은 애환의 사건들이 분분했던 곳이다. 역사의 섬 강화도는 종교 문화 측면으로는 불교, 유교, 기독교, 성공회, 샤머니즘 등 섬 전체가 종교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섬을 둘러싼 바다와 갯벌, 산 등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이곳을 찾곤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 강화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마음속에 깊게 남을 신앙의 섬으로 자리 잡고 있다.
1893년에 세워져 강화지역을 비롯해 교동도 등 인근의 섬들에 교회를 세우는데 모교회의 역할을 한 강화교산교회는 올해로 113주년을 맞았다. 강화의 모교회로 유명해지면서 교산교회에는 탐방객이 늘어나고 있다. 교회가 위치한 교산마을은 강화도 서북단의 최전방지역이다. 강화읍에서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하점면을 거쳐 인화방면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갈라지는 철산리, 덕산리 방향으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언덕길을 오르면 삼거리가 나오고 왼편의 양사면 방향으로 약 3㎞ 정도 들어가면 커다란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이 나온다.  높은 곳에 올라서면 바다건너 북한 땅이 보이는 곳이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존스 선교사를 기리며 선교 110주년에 맞추어 건축된 새 예배당은 5명의 장로와 150여명의 교회 성도들이 공사에 직접 참여해 땀을 쏟아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건물 배치는 40년 전에 건립된 기존 교회의 북쪽 대지에 직각으로 배치, 전체가 ㄴ자 모양이 되도록 하여 아늑한 외부공간을 연출하려 했다. 또한 타워 형 외부계단은 ‘등대’ 및 ‘횃불’로서 이 교회의 상징성을 표현한 것이다. ‘존스기념 예배당’은 5178㎡의 대지에 연면적 766.11㎡의 2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대·소 예배실 외에 선교회실 휴게실 등이 들어서 있다.  유물로는 1900년대 초의 교적부와 그 무렵 사진, 필사본 성경과 찬송가사집 등 수십 점이 있다. 이밖에 일제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종과 60년대 세워진 시멘트 구조물의 미끄럼틀 등이 1800여 평의 교회 부지에 산재해 있다. 교회 측은 이 유물들을 최대한 살려 환경친화형 영성 공간으로 살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교산교회의 창립
1892년 미국 감리회 한국선교연회는 인천구역 담임으로 존스 선교사를 임명했다. 존스 목사는 내리교회에 부임하자 인접 도서인 강화지역 선교에 깊은 관심을 갖고 선교를 시작했으나, 강화 관˙민의 냉대로 무위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이 무렵 내리교회에서 조직한 상조회는 50명의 상조계원 중 이승환이라는 한 사람만이 남아 계를 지키고 있었다.  이승환은 강화 서사출신으로 제물포에서 술집을 하면서 내리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이었다. 그리하다보니 강화 고향에 있는 이승환의 어머니도 아들을 따라 예수를 믿게 되고, 믿음이 생기자 존스 목사에게 세례받기를 원하게 되었다. 존스목사는 한복으로 변장하고 다시 강화에 왔지만 세례식을 행하면 그 집을 불사르고 큰 봉변을 당하리라는 제보를 받고는 이승환에게 노모를 배로 안내하도록 하였다. 이승환은 한밤중에 모친을 등에 업고 배로 올라가 선상세례를 받게 하고 자기도 곧이어 세례를 받게 되었다. 이것이 유명한 선교초기의 선상세례이다. 선상세례는 강화 선교의 발판이었다. 이렇게 선상세례를 받은 이승환은 강화 선교의 하나의 겨자씨가 되었다. 이어 존스 목사는 전도인 이명숙을 파송하여 이승환의 집을 거점으로 4～5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강화에 첫 감리교 신앙 공동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김상임(金商壬)은 1848년 강화 양사출생으로 16세에 이미 동몽과의 과거를 보아 상을 받은 준재로 성균관에서도 수학한 바 있고, 40(1887년)에 승부 초시에 합격한 이름있는 양반이었다. 그는 이승환 모친의 선상 세례를 계기로 선교사의 사려 깊은 행위와 헌신적인 열의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게 되었고, 기독교로 개종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개종은 그의 문중만이 아니라 강화지역 복음화를 이한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강화 전역을 돌아다니며 전도하였고 초기 감리교 교역자 양성과정인 신학회를 졸업, 목사안수를 받기 네 달 전 1902년 4월에 별세하였다. 김상임이 살던 집은 지붕만 바뀌었지 집 모양새는 백 년 전 그대로 아직 교회 맞은편 언덕 밑에 남아 있다.  그 집을 끼고 야트막한 언덕을 오르면 김상임 가족 무덤이 보인다. 거기엔 김상임 전도사 부부와 손자(김동만, 김인원 장로의 부친) 부부의 묘가 있다. 대를 건너뛰어 할아버지와 손자 부부가 나란히 앉은 셈이다.  교산교회에는 1996년에 강화기독교백주년기념사업회에서 세운 그의 공덕비가 있다.
교산 교회는 강화의 다른 지역 섬으로 복음이 전파되는 전초기지가 되었으며 그 흐름은 크게 세 줄기로, 첫 줄기는 홍의(홍의교회)를 거쳐 강화 읍으로 해서 남쪽으로, 둘째 줄기는 고부(고부교회)를 거쳐 중서부로, 셋째 줄기는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섬인 교동으로 연결되어졌다. 이러한 복음 전파의 흐름을 통해 강화는 선교 개시 10년 안에 강화전역에 교회가 설립되는 결과를 얻었으며 현재는 120여개의 감리교회를 포함해 170여개의 교회가 있는 섬이 되었다.

 

2002년 12월14일에 교산교회의 17대 담임목사로 박기현목사가 부임하였다. 박 목사는 강화 북지방 감리사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할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선교 2세기를 열어가면서 강화의 어머니 교회로서의 모성과 역사성을 발휘하고 청소년들을 교회와 민족의 일꾼으로 키우기 위해 인재양육에 힘쓸 것입니다.”
교산교회는 초기 신앙선배들의 열정을 되살려 복음의 빛을 갚자는 마음으로 지역전도에 힘쓰고 초대교인들이 가졌던 뜨거웠던 신앙의 열정을 회복시키고 삶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구 예배당은 역사전시관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교회 앞쪽에 복음전래 기념탑을 세우기 위해 현재 이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