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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의 문화재 : 강화지역 문화재 정보입니다

작성일 : 06-03-02 21:49

강화도 고인돌

거석문화

강화도에는 고인돌이 산재해 있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 보면 길가에 철골로 테두리를 쳐놓은 곳을 볼 수 있는데 십중팔구 고인돌이 있는 곳이다. 논이나 밭 한가운데에 있는 것도 있고 산등성이에도 있다. 기록에 따르면 강화도에 120여 기의 고인돌이 있다고 하는데 확인되지 않은 고인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고인돌로 여겨지는 돌덩이가 심심찮게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도가 그만큼 살기 좋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왜 무덤 위에다 돌을 얹어 놓았을까?
고인돌은 피라미드, 오벨리스크(사원 입구에 세워 두는 돌기둥), 스톤헨지(선돌立石), 카르나크(열석列石) 등의 유물과 함께 거석문화(巨石文化)에 속한다. 동서양 통해 돌이 무덤에 쓰이거나 기념물로 사용된 것은 신석기와 청동기시대였다. 이 시기에는 자연숭배 신앙이 이루어지고 있던 때이다. 사람들은 돌이 지니는 강함과 영속성에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는 것과 조상신이 빙의하여 깃들인다는 주술적인 믿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커다란 바위는 어떤 형상을 닮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양을 보고 정령 혹은 알 수 없는 신비로운 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 아닐까.

동북아 지역에 고인돌이 밀집해 있다. 그중에서 남한에 3만여 기의 고인돌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을 비롯한 북한 지역에 1만여 기가 흩어져 있는데 일부에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거석기념물은 다양하다. 고인돌을 비롯해서 돌널무덤, 암석화, 마을 입구에 서서 재앙과 불행을 막아 주는 선돌, 길가 바위의 불상, 무인석, 석물, 비석 등이 이에 속한다. 따라서 고인돌은 무덤이면서 문화인 것이다.

고인돌이란

고인돌이란 명칭은 덮개돌을 받치고 있는 굄돌에서 유래됐다.
고인돌에서 뼈 조각과 함께 출토된 유물을 보면 청동기시대에 경제력이 있거나 권력을 가진 자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또한 혈연으로 구성된 족장 사회의 공동묘지로 분석되기도 한다. 고인돌이 무덤 외에 제단으로 쓰였다는 설도 있다. 무리의 집회 장소로 적당한 공간에 커다란 돌이 덩그렇게 놓여 있는 경우가 그것에 해당된다. 계곡 끝이나 산기슭에 있는 고인돌은 세력의 경계를 나타내는 표식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 고인돌은 크게 북방식, 남방식으로 분류된다.
북방식은 탁자식이다. 4개의 판석(板石)을 세워 석실(石室)을 만들어 유해를 안치시키고 흙으로 덮은 다음 그 위에다 평평한 돌을 덮개돌로 올려놓는 것이다. 석실을 지상에 노출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굄돌은 덮개돌의 무게를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두꺼운 돌을 사용하고 땅 속에 깊게 묻어서 하중을 견디도록 되어 있다.
남방식은 바둑판식으로도 불려진다. 판석, 할석(割石) 등을 사용하여 땅속에 석실을 만들고 유해를 안치시키고 흙을 덮은 다음 덮개돌을 올린다. 대개 평지와 구릉에 조성되는데 굄돌 없이 덮개돌만 올려져 있는 고인돌도 있다. 한강 이남의 경상도 전라도에 분포되어 있다.
고인돌을 조성할 때는 덮개돌이 중요하다. 길이 2~4m, 두께 30cm 이상인 커다란 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운반하는 것도 어려웠다. 고인돌이 모여 있는 곳 근처에는 덮개돌을 만들기 위해 바위를 쪼갠 흔적이 남아 있다. 청동기시대 사람들은 바위에 구멍을 뚫고 나무를 박아 넣어 물을 부었다. 그러면 나무가 물에 불으면서 바위가 쪼개지는 것이다.
떨어져 나온 덮개돌을 운반할 때는 땅 위에 둥근 나무를 깔고 지렛대와 밧줄을 이용하여 끌고 밀고 하면서 목적지로 이동시켰다. 물론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매년 펼쳐지는 강화고인돌문화축제 때에는 커다란 덮개돌을 운반하는 과정이 재현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우리나라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유네스코(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는 1972년 11월에 제17차 총회에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했다. 그 협약에 의해서 세계유산위원회는 인류 문명 또는 자연사가 보호되어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일람표에 등록시켰다.
2000년 11월 29일 호주 케언스에서 제24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렸다. 이때 우리나라의 고창, 화순, 강화 지역의 고인돌군이 ‘독특하거나 지극히 희귀하거나 혹은 아주 오래된 유산’이라는 판정을 받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고인돌들은 자연 재해나 전쟁 등으로 파고될 위험에 처해지면 우선적으로 보호받게 될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해 주어야 할 중요한 가치를 가진 유산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인돌은 고창지역의 고창지석묘군(사적 제 391호), 도산리지석묘(전라북도기념물 제49호)와 화순지역의 효산리 및 대신리 지석묘군(사적 제410호), 강화지역 고인돌군이다.

강화지역 고인돌

우리나라 북방식 고인돌 중의 대표적 것이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317번지에 있는 강화지석묘다. 사적 제137호로 지정된 이 고인돌의 덮개돌은 길이가 7.1m이고 폭 5.2m, 높이 2.6m, 두께 1.2m이다. 무게는 50톤으로 추정된다. 단독으로 서 있는 거대한 고인돌 앞에 서 있으면 수천 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사람의 숨결이 느껴지고, 왁자하게 떠드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강화도의 고인돌은 고려산(436m) 북쪽 지역에 집중 분포돼 있다. 강화 고인돌군의 특징 중의 하나는 10개 안팎으로 조성돼 있다는 점이다. 들과 산에 형성되어 있는 이런 고인돌군은 가족묘가 아닐까 추정된다. 교산리 고인돌군에 있는 고인돌

강화에는 강화지석묘(사적 제137호)를 비롯하여, 내가지석묘(지방기념물 제16호), 대산리지석묘(지방기념물 제31호), 부근리 점골지석묘(지방기념물 제32호), 신삼리지석묘(향토유적 제26호)가 있다. 그밖에 부근리지석묘군(지방기념물 제44호), 삼거리지석묘군(지방기념물 제45호), 고천리지석묘군(지방기념물 제46호), 오상리지석묘군(지방기념물 제47호), 교산리 지석묘군(지방기념물 제48호)이 있다. 이 고인돌은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신삼리 길가에 위치해 있는 고인돌

강화의 고인돌은 대개 해발 20~30m 정도의 평지에 있다. 평지와는 달리 고려산 등성이와 별립산 기슭, 교산리와 삼거리의 산기슭 등지에도 산재해 있다. 고인돌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고려산 기슭에 형성된 고인돌군을 가리켜 ‘산상형 고인돌’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산기슭에다 고인돌을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그곳에다 돌무덤을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
부근리 길가에 있는 고인돌

강화도의 옛 지도를 보면 마치 단세포 생물이 꿈틀대듯이 해안선이 복잡하게 그려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보는 평야는 옛날에 거의 바다였다. 간척사업으로 육지가 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일례로 고려산 남쪽 고천리 일대는 고비나루라는 옛 이름이 있다. 지금 보면 도저히 바닷물 들어올 것 같지 않지만 망월평의 둑을 허물면 당장이라도 바닷물이 밀려들 것이었다. 따라서 고려산 기슭도 옛날에는 바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 오상리고인돌군

은 아니라고 본다. 고인돌군이 있는 바로 아래까지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어서 조개와 고기를 잡던 청동기 사람들의 움집 마을이 있었을 법도 하다.
어쩌면 부근리 평지에 홀로 서 있는 강화지석묘 근처도 옛날에는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해안가가 아니었을까.

강화고인돌 문화축제

강화도의 고인돌문화축제는 1998년에 처음 실시됐다. 유적지를 국내외에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중 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축제 규모가 활성화되었다. 고인돌문화축제행사

축제는 매년 10월 초에 고인돌 체험과 고인돌 축조 재현을 비롯해서 토기 만들기, 원시 불 피우기 등을 하면서 3~4일 동안 진행된다. 이밖에도 역사 이벤트로 용흥궁에서 역사관까지 255명이 펼치는 철종 임금의 등극행렬, 팔만대장경 판각 장면, 용두레질 노래, 시선 뱃노래 등의 강화 민속 공연 등이 주된 행사로 펼쳐진다. 무대 행사로는 국제아동마술예술단의 원시마술쇼와 강화역사 퀴즈, 유스페스티벌, 고인돌 가요제, 외국 민속공연, 고려청자 만들기와 강화 역사 그리기, 가훈써주기, 생명축제 오리 요리대회 등이 있다.
축제 내용은 해마다 조금씩 다르다.

강화도 고인돌 찾아가기
1. 강화지석묘.
승용차 : 강화대교 → 강화읍에서 직진 → 부근리 하점공단 앞 → 강화 지석묘
2. 고려산 300m 지점 고인돌군
가는 길 : 고려산 적석사 → 낙조봉 → 고인돌군
3. 대산리 고인돌군
승용차 : 강화대교 → 강화읍 → 진고개 → 대산리 → 포도밭 끝 지점
4. 오상리 고인돌군
승용차 : 강화대교 → 강화읍 → 국화저수지 → 고비고개 → 내가저수지 → 오상리
5. 교산리 고인돌군
승용차 : 강화대교 → 강화읍 → 진고개 → 48번 도로 → 군부대에서 우회전 → 교산리

참고 자료 : 세계문화유산, 강화군청
연락처 : 강화군 문화관광과(032-930-3621)
원고/사진 : 유영갑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