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에 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은 윤상(길상면 장흥리, 73세)씨. 그는 기획원과 산업은행,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다 2000년도 고향인 강화도로 다시 들어왔다. 71년 구입한 길상면 장흥리 토지에 예전부터 꿈꾸던 미니식물원을 꾸미기 시작했다. 그 당시 심어 놓은 잣나무가 지금은 우렁차게 자라 있다.

식물은 동서남북에 따른 분포가 다르다. 그래서 그는 300여 평 미니 식물원 땅바닥에 밧줄로 별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별 모양의 뾰족한 곳이 각각 동, 서, 남, 북, 동북향, 남서향 등 방향을 나타낸다. 또, 식물 생태를 위해 구릉지게 언덕도 만들었다. 식물원에는 강화 토종의 야생화를 비롯해 고지에서 자라는 식물 등 수 백 종이 각각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자라고 있다. 나무는 두 그루만 빼고는 저관목식물을 위주로 심었다.

 

“개수리취, 둥둥방망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어려서는 강화에서 많이 봤는데, 양지식물인지 요즘은 보이지 않더군요. 겨우 이거 한 개 발견해서 심어 놓았는데, 송편같이 생긴 떡을 해 먹기도 하던 것이죠.  새파란 가을하늘 색에 꽃이 안마하는 방망이처럼 나옵니다.”

 

그가 꽃과 함께 한 세월이 벌써 40년이다.
아직도 할 일은 많다. 강화의 곳곳을 다니면서 원예가치가 있는 강화의 식물을 조사하고 싶다. 강화는 일교차가 커서 꽃이 다른 지역보다 더 예쁘다. 원예가치가 있는 강화 토종식물을 특산화 시켜 상품화 할 필요가 있다.
또, 층층이와 구절초, 개쑥부쟁이를 강화 도로 주변에 심기를 제안한다. 강화 전체를 식물원화 했으면 하는게 바램이다. 시간이 좀 있는 사람들이 야생화를 키운다면 강화전체가 야생화 식물원이 될 것이다.
“몇 만평 이런 큰 식물원이 아니라 작지만 정성껏 가꾼 개성이 다 틀린 식물원이 강화 곳곳에 있다면 강화전체가 식물원이 될 것입니다. 큰 식물원 한 곳은 한번이면 다 봐 버리지만 작은 식물원 100곳을 보려면 강화를 수십 번 방문해야 합니다.”
윤상씨는 꽃을 자기와 똑같이 생각한다.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해야 좋아하는지…. 꽃은 인간하고 똑같다. 그래서 생물에 대한 공통언어가 음악과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그는 클래식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꽃잎을 하나씩 다듬어준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꽃이 피는 3월을 기다리는 그는 투명하고 선명한 꽃의 색감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