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면 교산리에 두부 공장을 세우고 생명, 나눔, 순환이라는 가치 아래 일하는 목사가 있다. 일벗교회의 서정훈 목사(45, 양사면 교산리)가 그 주인공이다.

감신대 대학원 마지막 학기 논문출고를 눈앞에 두고 사력을 다해 고군분투할 즈음, 농촌선교훈련원 차흥도 목사님으로부터 긴급호출이 왔다. 그간 농촌목회 지망생으로 그쪽으로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주위에 각인시킨 터라 감리교 마당발인 차목사님의 호출은 시의적절하게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정훈아 논문 잘 되 가냐? 감리교 농도생협의 실무자가 갑자기 그만두게 되서 네가 며칠만 농산물 배달 일을 도와 줬으면 해, 사람 구할 때까지만.”

기다리던 후임자는 3년간 끝내 오지(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농촌교회와 도시교회를 오가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을 통해 너무나도 가치 있고 소중한 많은 것 들을 배우고 생각하고 되었던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아버님이 갑작스런 병환으로 돌아가시게 되자 고향 강화도에 오게 되었다. 언
젠가는 돌아 오리라 생각 했던 그때가 서둘러 온 것 같았다. 일단 농도생협과 목회를 뒤로 하고 아버님이 하시던 농사를 물려받아 하게 되었다. 논농사, 밭농사, 과수원 등 적지 않은 농사를 짓게 되었다. 서툴고 힘들지만 농사일은 정말 즐거웠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는 벗들이 있어 좋았다. 일하면서 만난 그들과 함께 꾸린 것이 일벗생산공동체다. 우리는 농촌에서의 자립자활을 꿈꾸고 농협대출과 신나는 조합의 창업대출을 받아 두부공장을 지었다. 오래된 축사를 헐고 함께 벽돌을 쌓았다.

콩세알 나눔센터는 씨앗을 심는 농부의 마음에서 이렇게 시작되었다. 생명, 나눔, 순환이라는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들, 그 농산물을 가공하여 두부, 콩나물, 장, 묵, 김치 등을 만드는 사람들, 그 농산물과 가공품을 조리하여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그 농산물과 가공품과 음식을 필요한 곳에 나누어 주는 사람들, 이러한 여러 일들을 체험하고자 방문하는 이들을 돕고 안내하는 사람들, 이러한 일들을 지지하고 응원하여 제품을 구매하고 후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일하기에 노동부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내어 주었다. 강화군에서도 일자리 알선, 무료급식지원 등 여러 모양으로 도우며 함께 하고 있다.
 

씨앗이 금방 열매로 나타나지 않는다. 여러 손길들이 물을 주고 김을 매며 돌보고 수고해야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에서 생명, 나눔, 순환이라는 희망의 열매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