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서구형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강재원 목사

 

 

불은면 호국원에서 카톨릭대학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엘림의 동산’ 표시판이 보인다.  얼핏 모르고 지나치면 그저 한적한 곳의 전원주택 단지쯤으로 여길만한 곳. 할머니들이 볕 좋은 벤치에 앉아서 한가로이 꽃을 구경하고 있다.
강재원 목사(68)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14년 전인 1993년이다. 일반목회보다는 복지목회를 원했던 그는 양천구에서 목회활동을 하다가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사임을 하고 강화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대지 1,200여평에 서구형 단독 주택들을 지어 증세나 나이 등을 따져 비슷하신 노인분들이 한 채당 10여분씩 거주하고 직원들이 한명씩 담당해 그들의 손발이 되어 주고 있다. 유럽형 복지시설인 셈이다.

강 목사는 노인 분들을 도와주는 게 너무 행복하다. 노인분들이 손 한번 잡아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신다. 목사 중에 가장 행복한 목사라고 생각한다. 그 말에 반증이라도 하듯 기자에게 시설을 안내하기 위해 한 건물씩 들어가니 할머니들이 환하게 웃으며 우르르 강목사의 손을 잡으며 둘러싼다.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자식이 맞벌이 부부인 경우나, 본인이 자청해서 오시는 분들이다.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무료로 입소를 시켰었다. 하지만 97년 IMF가 터지자 모든 후원이 끊어져 버렸다. 그 당시 열분 이상 입소하고 계셨는데 살길이 막막했다. 지금은 증상에 따라 월 50만원에서 70만원 가량의 비용을 받고 있다.
큰아들은 부목사이자 사회복지사로 작은 아들은 간호조무사로 함께 일하고 있다. 딸은 현재 온수리에 살며 상담사 자격을 따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온 가족이 이 일을 기꺼이 기뻐하며 받아들인다.
강 목사는 이런 복지시설이 많아야 하는데, 아직도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런 곳을 짐으로 느끼고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 이제는 이런 시설에 계시는 분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밖에서 보는 시각이나 이미지도 바뀌어야 할 때이다.